미국에 취업으로 영주권 취득하려는 초보(?)이민자와 상담해보면 잘못알고 있는 대목이 늘 비슷합니다. 사실 어떤 세상 일에 오해가 많다는 것은 그러한 현실이 일반인의 상식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일 확률이 높습니다. 제 생각에 그러한 오해는 대개 취업이민절차가 비정상적으로 오래 걸리기 때문인 측면이 큽니다. 원망스런 현실입니다만 그래도 도움될까 몇가지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첫째는 비자와 영주권진행절차의 혼동입니다. 아직도 영주권절차를 시작하면 그 자체로 일종의 일할수 있는 비자신분이 나온다고 여기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하지만 신분유지와 영주권수속은 층을 달리하는 별개의 절차라고 보면 됩니다. 가장 흔한 취업이민인 3순위 숙련공분야는 광고를 통한 노동승인, 스폰서에 의한 청원 그리고 실제 영주권신청의 세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절차를 통틀어 일할 수 있는 신분을 얻게 되는 시점은
I-485를 제출하는 마지막 세번째 단계에 이르러서입니다. 이 세번째 단계가 2024년 현재, 영주권 절차를 시작한 뒤 적어도 2년은 지나서입니다. 그러니 이민자는 이 시점까지는 어떤 비자든지 신분을 유지해야 합니다. 달리 말해, 영주권 서류가 접수된 후에는 영주권 대기자의 신분으로 변경되지만 그 이전 까지는 취업비자 학생비자 같은 비자신분을 유지하여야만 문제없이 영주권을 받을수 있게 됩니다.
I-485 접수 후에는 취업비자와 주재원비자를 제외한 다른 비자신분은 없어집니다. 미국에 영구히 거주하겠다는 취지의 신청으로 인해 모든 비자신분의 전제인 단기거주후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철회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를 전문용어로 dual intent doctrine이라고 합니다. 다만 취업비자와 주재원비자의 경우 이 이중의도를 예외적으로 인정하여 취업이민절차 진행중에도 여전히 단기거주 의도도 병존한다고 봐주는 것입니다.
둘째 이슈는 취업이민절차 진행 중의 근로의무에 대한 것입니다. 많은 이민자들이 영주권 스폰서를 받기로 하면 영주권을 받기 이전에도 의무적으로 스폰서회사에서 근무해야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이민법에서 스폰서가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준다는 의미는 훗날 영주권을 받게 되면 그 시점부터 일한다는 것입니다. 즉 외국인은 영주권을 받기 전에 회사에서 근무할 의무가 없으며, 스폰서회사 역시 외국인이 영주권을 받기 전부터 채용할 의무는 없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원래 취업이민의 기본 역시 청원승인까지는 외국에 있다가 순서가 되면 들어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다만 먼저 미국에 들어온 경우는 최종승인까지 신분을 유지하다가 그 다음에 일을 시작하는 것이지요.
실상은 오히려 반대로 영주권을 받을때까지 마음에 맞지 않지만 일해 주다가(!) 영주권이 나오면 바로 회사에서 사직을 하거나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 얼마나 현실에 맞지 않는 영주권절차란 말입니까. 법적으로는 영주권취득후 스폰서회사에서 일정기간 근무를 해야 취업영주권 조건을 충족한 것입니다. 여건상 이민국에서 단속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일 뿐입니다. 만일을 대비해 영주권을 받은뒤 6개월 이상은 일한 뒤 그만두라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취업이민 스폰서의 자격조건에 대한 오해입니다. 흔히 직원이 몇 명 이상이면 충분하지 않느냐는 식입니다. 그러나 취업이민 스폰서의 유일한 자격조건은 그 외국인이 받게 될 임금을 지급할 경제적 능력이 있는지입니다. 다만 이 능력은, 이민자들에게는 불리하게도, 위의 논리대로 영주권을 취득하게 될 시점 및 그 이후에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영주권절차를 시작하는 LC 단계에서부터 영주권취득시까지 몇년이 걸리더라도 계속 있어야 합니다.
재정능력입증의 기본서류는 세금보고서입니다. 따라서 그 기간동안 회사는 income tax return 서류를 통해 해당 외국인이 받게될 연봉 이상의 순익을 보고해야 합니다. 스폰서 회사가 100명 이상의 정식직원을 고용하고 있다면 재정담당자의 편지로서 택스리턴없이 청원승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이슈는 흔히 100명 이하 사업장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어쨌든 이민국의 기본입장은 회사에 경제적인 추가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외국인고용을 허락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요건 때문에 일부에서 고용주가 부담해야 할 법인소득세를 영주권을 기다리는 직원이 부담하는 사례도 있는 걸 보면 그까짓 영주권이 뭔데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김영언 변호사 (NOW Immigration)
